[창간 34주년 특집] 인바운드 재조명②시장별 공략법 | 한국은 몇 개의 얼굴을 가졌나…시장별 맞춤공략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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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방한 외래관광객은 474만명으로 전년동기대비 22.6% 늘었고, 3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월 200만명을 넘어섰다. 이 흐름은 5월까지 이어져 1~5월 누계는 872만명(전월대비 21%)에 달했다. ‘외래객 3,000만명’ 목표가 빈말로만 들리지 않는 속도다. 다만 목표에 다가가려면 맞춤형 공략이 필요하다. 한국을 찾더라도 머무는 시간도, 지갑을 여는 방식도, 다시 돌아오는 빈도도 시장마다 갈렸기 때문이다. 올해 방한 시장의 밑그림은 ‘고부가 테마관광’과 ‘생활 밀착형 소비’로 요약된다. 지난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의료관광은 올해도 꾸준히 성장하고, BTS 콘서트 같은 이벤트에 힘입어 한류 관광객의 방한과 소비도 늘고 있다. K-뷰티와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FIT 관광객의 소비는 올리브영·다이소를 넘어 편의점·약국 같은 소매 채널로 번지는 추세다. 방한여행은 수도권을 벗어나 부산·경주 등 지방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지방공항 활성화 사업을 통한 광역 관광과 지역 소비 활성화에 무게를 싣고 있다.

시장마다 다른 얼굴, ‘짧게 자주’&‘길게 한 번’
문화체육관광부의 ‘2025 외래관광객조사’에 따르면 가장 먼저 갈리는 것은 한국에 머무는 시간이다. 일본은 평균 체류가 3.7일로 가장 짧고, 대만(5.3일)과 홍콩(5.6일)이 그 뒤를 이었다. 거리가 가까워 짧은 여행이 잦은 동아시아 근거리 시장의 특징으로 볼 수 있다. 반면 프랑스(12.1일)와 독일(11.4일), 인도(11.1일) 같은 장기 체류 시장은 멀리서 오는 만큼 길게 머문다. 체류 기간의 차이는 곧 재방문율로 이어진다. 짧게 머무는 동아시아는 대신 자주 한국을 여행한다. 태국(79.6%)과 일본(76.1%), 홍콩(74.3%)은 방문객의 4분의 3가량이 재방문객이다. 반면 길게 머무는 구미주는 재방문율이 낮다. 프랑스(30.7%)와 호주(36.3%), 독일(37.7%)은 첫 방문 비율이 절반을 넘는 신규 시장에 가깝다. 여행 형태도 대만(40.6%)·베트남(36.8%)은 단체 비중이 높은 반면, 프랑스(2.1%)·영국(2.8%)과 중동은 FIT가 우세하다. 장기간 머무는 방한여행객들의 니즈는 달랐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미주는 미식 체험과 도심 관광을 결합한 여행에, 영국·독일은 역사·문화 체험에, 프랑스는 미식 관광에, 호주는 레저 활동에 관심이 높았다”라고 전했다. 저마다의 테마를 따라 한국을 즐기는 셈이다.
시장의 크기와 성장 속도는 별개다. 규모로는 중국과 일본이 크지만, 성장세는 대만이 가파르다. 1분기 전년동기대비 대만은 37.2%, 유럽은 27.5% 늘었다. 특히 유럽 권역 성장의 경우 방한여행이 아시아권을 넘어 장거리 시장으로 번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어디에 지갑을 여나 살펴보니
쓰는 돈의 크기도, 항목도 시장마다 다르다. 1인당 지출경비(국제교통비 포함)는 걸프국가연합(GCC)이 평균 3,857달러로 가장 많고, 일본이 평균 1,008달러로 가장 적다. 항공권을 뺀 국내 지출도 일본(평균 838달러)이 최저, GCC(평균 2,597달러)가 최고다. 멀리서 길게 오는 시장일수록 한국에서 지갑을 더 크게 연다. 다만 ‘무엇에 쓰느냐’를 보면 단거리는 여전히 쇼핑에 무게가 실린다. 태국은 지출의 44.3%를 쇼핑에 쏟아 숙박(13.5%)의 세 배를 웃돌았고, 중국도 쇼핑(43.4%) 편중이 뚜렷했다. 홍콩(37.7%)·대만(37.5%)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미국은 숙박(37.7%)이 쇼핑의 두 배를 넘었고, 독일(43.2%)·영국(41.0%)도 국내 지출의 40% 안팎을 숙박비로 썼다. 긴 체류가 그대로 숙박비로 환산된 결과다. 지출 항목별 비중은 ‘2025 외래관광객조사’의 거주국별 항목별 지출경비를 국제교통비 제외 총액으로 나눠 직접 산출한 값이다.
한국관광공사의 ‘요즘, 한국관광’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외국인 카드소비는 쇼핑(37.6%), 숙박(20.4%), 의료·웰니스(14.8%) 순으로 여전히 쇼핑 중심이지만 숙박과 의료 같은 체류·목적형 소비로 무게가 옮겨가고 있다. 의료관광 소비는 전년동기대비 33.2% 늘었다. VISA 결제 데이터 분석(2024년 1월~2025년 9월)에서도 방한 일본인의 가장 큰 지출 항목은 의료·보건(20.9%)으로, 미용·의료 소비 성향이 뚜렷했다. 방한 베트남인은 명품(22.1%)과 백화점(15.5%)에 지출의 약 37%를 쏟는 ‘프리미엄 쇼핑 목적형’, 싱가포르는 숙박(14.7%)과 의료(13.6%)가 함께 높은 ‘프리미엄 의료·체류형’으로 나타났다.

시장마다 다른 세컨드 시티
‘2025 외래관광객조사’를 살펴보면 방한객의 발길은 여전히 서울(76.8%, 중복응답)에 쏠려 있지만, ‘서울 다음’으로 향하는 도시는 시장마다 갈렸다. 중국은 제주로 대만, 싱가포르, 베트남, 프랑스, 독일 등은 부산으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는 강원으로 인도, 중앙아시아, 필리핀은 경기로 향했다.
지방 여행 확산의 선두는 대만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대만의 제주공항·항만 입국이 125%, 김해공항·부산항 입국이 73% 늘면서 제주 소비는 184%, 부산 소비는 43.6% 급증했다. 1분기 지방공항(인천·김포 제외) 입국도 48.8% 늘었다. 한국관광공사는 원거리 시장의 긴 체류와 다양한 관광 목적을 지렛대 삼아, 수도권과 지역을 잇는 테마형 상품과 현지 인플루언서·미디어 연계로 지방 관광의 인지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다만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무슬림 시장은 또 다른 벽에 부딪힌다. 9~10일을 머물고도 발길이 수도권에 머무는 배경으로는 음식과 언어 인프라의 부족이 꼽힌다. 2025년 잠재 방한여행객 조사에서 ‘음식 성분을 정확히 알기 어려웠다’라는 응답이 말레이시아(78.4%), 인도네시아(68.5%), 사우디아라비아(63.9%) 순으로 높았고, 2024년 GCC 6개국 조사에서도 한국 음식 만족도(65.9%)가 쇼핑(92.9%), 숙박(91.9%)보다 크게 낮았다. 할랄 식당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성분 안내와 외국어 지원을 강화하는 일이 과제로 꼽힌다.
김다미 기자 dmtrip@traveltimes.co.kr
출처 : 여행신문(https://www.traveltimes.co.kr/news/articleLis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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