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Interview] 일본항공 한국지점 여객영업지점장 김경린 전무 | “여행은 결국 사람과 꿈을 연결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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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업계 근속 원동력은 유연한 업계 변화 속 배움
진정한 전문가 위해 "전문성 키우되 시야를 넓혀라"

한국과 일본 하늘길을 34년간 꾸준하게 이어온 인물이 인생 2막의 문을 연다. 정년이라는 새로운 출발선에 선 일본항공 한국지점 여객영업지점장 김경린 전무를 만나 여행업계 종사자가 가질 마음가짐과 오랜 기간 쌓아온 노하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일본항공에서만 34년을 근속했다. 원동력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일본항공과 인연은 우연에서 시작됐다. 대학 시절 교수님 인연으로 일본 외무성과 국회 초청을 받아 일본을 방문하게 됐을 때 처음 일본항공을 경험했다. 안전이라는 개념조차 크게 의식하지 못하던 시절, 세심하고 세련된 서비스가 인상 깊었다. 이러한 경험이 졸업 이후 취업과정에 작용했고, 일본항공에 지원하며 여행업계에 발을 들였다. 여행업계에 발을 들이게 한 건 일본항공이었지만, 원동력은 업계의 유연성이었다. 입사 초기만 해도 해외여행객이 많지 않았지만, 우리 경제가 성장하며 배낭여행과 패키지여행, 저비용항공사의 진입 등 다양한 변화가 밀려왔다. 그 흐름을 현장에서 맞닥뜨리다 보니 매번 적응하기 위해 늘 배울게 많이 생겼고, 질릴 틈이 없었다. 즉 변화무쌍한 여행업의 매력과 배움이 업계에 흥미를 느끼게 했으며, 한국과 일본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는 점도 큰 원동력이었다.
- 회사의 영향도 있었을 텐데.
일본어도 제대로 못할 때 일본항공에 들어와 늘 배우려는 마음을 잃지 않았다. 배움에서는 기업 문화의 도움도 컸다. 일본항공은 과정을 철저히 체크하고, 작은 행동 하나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평가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행동을 돌아보고,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었다. 일본 기업 문화의 철저한 확인 절차는 사고를 확장시키는 계기가 됐다. 지금 일본항공 한국지사는 매주 전 직원 정례 회의를 진행한다. 각 부서의 현안과 이벤트를 공유하고, 콜센터나 영업, 기획팀에서 겪는 이슈들을 함께 논의한다. 일방적인 보고가 아니라 자유로운 의견 교환의 장이기에 서로 다른 부서의 상황을 이해하고 의견을 나누면서 배울 수 있는 자리로, 조직 응집력이 강화된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체감한 한국 여행·항공업계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글로벌 세일즈 회의에 나가 보면 한국 시장의 특성이 뚜렷하다는 걸 느낀다. 한국은 혁신성과 적응력이 뛰어나다. OTA, 메타서치, 모바일 예약, 온라인 체크인 같은 디지털 전환을 이미 오래전부터 해왔고, 고객 수준과 여행객 니즈에 여행업계의 대응 속도도 높다. 또 한국 여행 시장은 마케팅과 유통 경쟁이 치열한데, 이러한 특성을 가진 시장에서 많은 기업들이 상향 평준화됐다고 평가한다.
반면 단점도 분명하다. 지나친 가격 경쟁으로 서비스의 본질이 흔들리기도 하고, 코로나19를 거치며 인력이 크게 줄어 노하우를 가진 전문가들이 업계에서의 자리를 잃었다. 서비스업의 핵심은 결국 사람인데, 이를 저평가해서는 안 된다. 협회 등이 관광인력 양성을 위해 힘쓰고 있지만, 여행업계 인력의 전문성을 인정할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 더불어 앞으로는 단순한 저가 경쟁이 아니라 각 회사의 브랜드 가치, 차별화된 서비스로 승부할 필요가 있다. ESG 경영이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는데, 여행업도 그 흐름에 맞춰야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본다.

-재직 기간 동안 항공업계는 외환위기, 팬데믹, 경기침체 등 많은 위기를 겪었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고, 어떻게 극복했는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2010년 일본항공 법정관리 시기다. 회사가 파산 보호 절차에 들어가며 직원도, 고객도 모두 불안해할 수밖에 없었다. 희망퇴직 권고가 이어지고 신규 채용은 멈춘 상태로, 동료들이 하나둘 회사를 떠나는 걸 지켜보는 게 가장 힘들었다. 당시 일본항공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이 직접 직원들의 마음을 다잡아 주기 위해 방문한 적이 있다. 이나모리 회장의 성공 방정식 교육은 조직문화와 사고방식을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였다. 직원이 변하면 회사도 변한다는 사실을 체험했고, 실제 예상 기간보다 빠르게 회생이 가능했다. 이때 손님들의 응원의 마음도 알게 돼 이후로의 크고 작은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배움이 됐다.
또 하나는 코로나19다. 일본항공의 한국 노선은 김포–하네다뿐이었는데, 그것마저 뜨지 못하게 되면서 사실상 한국 시장이 닫혔다. 게다가 ‘노 재팬’ 여론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었다. 그럼에도 운항 재개라는 희망을 갖고 고객과 소통하며 책임을 다하고자 했다. 손해가 있더라도 고객의 여행을 보장하고 책임지자는 원칙을 지켰고, 소비자들의 성숙한 태도와 신뢰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을 빗대어 보면 위기는 반드시 기회가 된다고 믿는다.
-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현실적인 조언과 미래 비전은.
여행업은 ‘연결’이라고 생각한다. 꿈꾸던 것을 현실로 만드는 일이고, 우리가 파는 것은 단순한 공산품이 아니라 경험임을 생각해야 한다. 전달되는 네모난 항공권 한 장에도 고객의 추억과 감정이 담긴다. 기술적 전문성도 필요하지만,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결국 우리 여행업계 종사자들이 만들어내는 건 소중한 추억과 경험이다. 또 강조하고 싶은 말은 ‘전문성을 키우되 시야를 넓혀라’다. 발권 담당자는 발권만, 호텔 담당자는 호텔만 해서는 안 되고, 업계 전반과 관련 분야를 이해해야 진정한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여행업계의 네트워크는 곧 자산이다. 동료와 고객, 파트너와 진정성 있는 관계를 맺으면 결국 업계에서 버팀목으로 작용한다. 앞으로는 AI와 빅데이터 같은 기술이 더 깊숙이 들어올 것으로, 기술을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 활용하되, 인간적인 부분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 결국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건 사람의 마음이며, 후배들이 이 점을 잊지 않길 바란다.
- 소감과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나.
지난 34년간 함께해 준 동료들과 고객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일본항공에서 한국과 일본을 잇는 하늘길에 기여할 수 있었던 건 인생의 가장 큰 기쁨이다. 여행업계는 네트워크의 자산이 크다고 생각해 은퇴 이후에도 업계와 교류할 수 있다고 본다. 그동안은 고객의 여행을 만들어주는 입장이었는데, 이제는 순수한 여행자로서 34년간 몸담았던 업계를 배우고, 세상을 경험하고 싶다. 동시에 후배들에게 멘토링을 하며 작은 조언이라도 보탤 수 있다면 기쁘게 참여하고 싶다.
출처 : 여행신문(https://www.traveltimes.co.kr/news/articleLis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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