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YES DIVING 예스다이빙

[스토리] 대만의 남쪽, 아무도 서두르지 않는 도시 자이

페이지 정보

작성자 운영자 조회 93   댓글 0

본문

대만 자이 글·사진=송미주 기자 mijoo@traveltimes.co.kr

대만 여행자 대부분은 타이베이에서 발길을 멈춘다. 자이는 그보다 조금 더 내려간 곳, 숲과 구름과 원주민의 차가 기다리는 도시다. 서두르는 사람에겐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는다.

 

숲속을 달리는 대만의 호그와트 열차
아리산 삼림열차 Alishan Forest Railway

영국 런던 킹스 크로스역에 호그와트 급행열차가 있다면, 대만 남부 자이역에는 그 못지않게 낭만적인 아리산 삼림열차가 있다 / 송미주 기자
영국 런던 킹스 크로스역에 호그와트 급행열차가 있다면, 대만 남부 자이역에는 그 못지않게 낭만적인 아리산 삼림열차가 있다 / 송미주 기자

영국 런던 킹스 크로스역에 호그와트 급행열차가 있다면, 대만 남부 자이역에는 그 못지않게 낭만적인 아리산 삼림열차가 있다. 자이역에서 출발해 펀치후역을 거쳐 아리산 국가삼림유원지까지 이어지는 이 열차는, 과거 목재 운송로였던 숲속 철길을 그대로 달린다. 대만 유일의 등산 열차이자,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고산 삼림 철도다.

삼림열차가 정차한 사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관광객들 / 송미주 기자
삼림열차가 정차한 사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관광객들 / 송미주 기자

단, 열차 도시락에 대한 낭만이 있는 이들이라면 그 기대는 잠시 접어두길 권한다. 굽이굽이 굴곡진 산길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는 여정이기에, 흔들리는 열차 안에서 도시락을 펼치는 건 다소 무리가 있다. 낭만은 창밖 풍경으로 충분히 채워진다.

구름 위를 걷다
얼옌핑 Eryanping Trail

흐린 날에도 구름 속에서 산봉우리들이 모습을 드러낼락 말락 하는 장면이 결코 덜하지 않다 / 송미주 기자
흐린 날에도 구름 속에서 산봉우리들이 모습을 드러낼락 말락 하는 장면이 결코 덜하지 않다 / 송미주 기자

아리산 근처 식당이나 호텔을 돌아다니다 보면 유독 운해 사진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그 사진들이 찍힌 곳이 바로 이 얼옌핑 산책로다. 아리산 국립풍경구 안에 자리한 약 1,150m 길이의 트레킹 코스로, 날씨운이 좋으면 구름 바다가 발아래로 펼쳐지는 장관을 볼 수 있다. 흐린 날에도 구름 사이로 산봉우리가 드러났다 사라지는 풍경은 그 자체로 충분히 인상적이다.

자이 여행자들이 가장 인상 깊었던 장소로 얼옌핑을 첫손에 꼽는 이유가 있다. / 송미주 기자
자이 여행자들이 가장 인상 깊었던 장소로 얼옌핑을 첫손에 꼽는 이유가 있다. / 송미주 기자

다만 절경을 자랑하는 만큼, 오르기는 쉽지 않다. 깔딱고개 서너 번 정돈 각오해야 제2정자까지 닿을 수 있다. 함께 간 일행들의 체력을 은근히 테스트해볼 수 있는 코스이기도 하다. 아마 셋 중 하나는 입구에서부터 펼쳐지는 오르막길에 겁을 먹고 건너편 찻집으로 방향을 틀 것이다. 정상에 오르면 보상은 충분하다. 고전소설 속에서나 상상하던 운해가 눈앞에 펼쳐지고, 정자 옆 천막 부스에서 현지인이 갓 따온 찻잎으로 내려주는 차 한 잔이 그 풍경을 완성한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음미해보길. 자이 여행자들이 가장 인상 깊었던 장소로 얼옌핑을 첫손에 꼽는 이유가 있다.

 

원주민의 차, 그 향긋한 정직함
유유파스 Yuyupas Cultural Park

아리산에서 사냥 생활을 하던 저우족(鄒族)은 지금 산기슭에서 우롱차를 재배하며 살아간다 / 송미주 기자
아리산에서 사냥 생활을 하던 저우족은 지금 산기슭에서 우롱차를 재배하며 살아간다 / 송미주 기자

아리산에서 사냥 생활을 하던 저우족은 지금 산기슭에서 우롱차를 재배하며 살아간다. ‘유유파스’는 그들의 언어로 ‘넉넉하고 건강하다’는 뜻. 이곳에서는 저우족의 전통의식과 노래, 춤 공연을 감상할 수 있고, 직접 재배한 차를 맛보거나 구입할 수도 있다.

원주민들에게 직접 구입한 찻잎의 향긋함은 다른 곳과 확연히 다르다 / 송미주 기자
원주민들에게 직접 구입한 찻잎의 향긋함은 다른 곳과 확연히 다르다 / 송미주 기자

기념품 코너에 늘어선 티백 말고, 자이의 ‘진짜’ 찻잎을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원주민들에게 직접 구입한 찻잎의 향긋함은 다른 곳과 확연히 다르다. 대만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한 포트에 5만 원 안팎에 맛볼 수 있는 차를, 같은 가격으로 석 달치 분량을 살 수 있다.

타일 한 장에 담긴 삶
대만 타일 박물관  Museum Of Old Taiwan Tiles 

대만 타일 박물관은 1915년부터 1935년 사이에 제작된 4,000점 이상의 고전풍 타일을 전시하고 있다 / 송미주 기자
대만 타일 박물관은 1915년부터 1935년 사이에 제작된 4,000점 이상의 고전풍 타일을 전시하고 있다 / 송미주 기자

아리산 일대를 충분히 즐겼다면, 이제 시내로 내려올 차례다. 일제강점기 목재 창고를 개조해 만든 대만 타일 박물관은, 1915년부터 1935년 사이에 제작된 4,000점 이상의 고전풍 타일을 전시하고 있다. 도슨트를 신청하면 타일 하나하나에 얽힌 사람과 삶, 그리고 사랑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자이 시내를 걷다 보면 일제강점기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약 50년간의 일제 지배를 거친 대만은, 그 흔적을 지우기보다 보존하는 쪽을 택한 경우가 많다. 타일 박물관에서 도보 15분 거리에 있는 히노끼 마을도 그중 하나다. 아리산 삼림철도 건설 당시 벌목된 편백나무로 조성된 마을로, 요즘은 대만 MZ세대가 여름마다 찾는 닝멍아이위(레몬 젤리 주스)가게와 소품숍 등이 자리하고 있다.

해가 져야 비로소 시작된다
자이 문화 야시장 Wenhua Road Night Market

저녁이 되면 낮에는 보이지 않던 불빛이 하나둘 켜지고, 길거리 상점과 음식 노점이 제 모습을 드러낸다 / 송미주 기자
저녁이 되면 낮에는 보이지 않던 불빛이 하나둘 켜지고, 길거리 상점과 음식 노점이 제 모습을 드러낸다 / 송미주 기자

대만은 아열대 기후다. 낮에는 덥고 습하다. 그러니 사람들이 해가 진 뒤에 나와 먹고 노는 문화가 자연스레 자리 잡을 수밖에 없다. 저녁이 되면 낮에는 보이지 않던 불빛이 하나둘 켜지고, 길거리 상점과 음식 노점이 제 모습을 드러낸다. 마치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속 가게들처럼.

야시장에서 가장 강한 존재감을 발산하는 건 취두부다 / 송미주 기자
야시장에서 가장 강한 존재감을 발산하는 건 취두부다 / 송미주 기자

야시장에서 가장 강한 존재감을 발산하는 건 취두부다. 걷다 보면 어디선가 갑자기 발꼬랑내가 풍겨오는데, 멀지 않은 곳에 취두부 탕이 있다는 신호다. 두리안처럼 냄새는 고약하지만 맛은 꽤 괜찮다. 한화로 약 2,500원에 즐길 수 있는 쫀득한 버블티, 한국서는 맛보기 힘든 그린망고도 꼭 먹어보길 권한다.

 

전 세계 단 세 곳
타이난 관즈링 진흙온천

대만의 4대 온천지 중 하나로 꼽히는 이곳은, 일반 온천수조차 회색빛을 띠는 진흙 온천으로 유명하다 / 송미주 기자
대만의 4대 온천지 중 하나로 꼽히는 이곳은, 일반 온천수조차 회색빛을 띠는 진흙 온천으로 유명하다 / 송미주 기자

자이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타이난 관즈링 온천구를 만날 수 있다. 대만의 4대 온천지 중 하나로 꼽히는 이곳은, 일반 온천수조차 회색빛을 띠는 진흙 온천으로 유명하다. 자연 상태에서 솟아나는 진흙 온천은 전 세계에 단 세 곳뿐, 이탈리아 시칠리아와 일본 가고시마, 그리고 바로 이 관즈링이다. 관즈링에는 여러 리조트가 있지만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곳은 단연 킹스 가든 빌라(Joy Day Villa)다. 일반 온천과 진흙 온천을 모두 즐길 수 있고, 일반 온천탕에도 얼굴 진흙팩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자연 속에 온몸을 늘어놓고 여유를 만끽하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

온천 후엔 맥주 한 잔
죽향원 항아리닭

이 집의 항아리닭은 한국에서 '이영자 소화제'로 불리는 한방 통닭 비주얼에,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맛까지 갖췄다 / 송미주 기자
이 집의 항아리닭은 한국에서 '이영자 소화제'로 불리는 한방 통닭 비주얼에,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맛까지 갖췄다 / 송미주 기자

대만의 닭 요리는 한국과 사뭇 다르다. 특히 자이 지방 식당에는 특유의 향신료 향이 배어 있는 경우가 많아, 한국인 입맛에 꼭 맞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럴 때 가볼 만한 곳이 죽향원이다. 이 집의 항아리닭은 한국에서 '이영자 소화제'로 불리는 한방 통닭 비주얼에,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맛까지 갖췄다. 식전에 나오는 고구마 튀김도 놓치지 말 것. 남부 지방의 민물새우 튀김도 맛이 좋다. 온천으로 노곤해진 몸을 이끌고 맥주 한 잔과 함께 먹으면, 절로 ‘하오츠(맛있다)!’ 소리가 나온다.


출처 : 여행신문(https://www.traveltimes.co.kr/news/articleList.html)
  • ▲ 이전글
  • 작성 : 운영자
  • 제목 : [기자수첩] 상식적인 바가지요금으로 가는 길
  • ▼ 다음글
  • 작성 : 운영자
  • 제목 : [Inside] 보보차이나 | 노쇼핑 원칙으로 여행 가치 실현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Copyright © YES DIVIN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