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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겹쳐진 골목과 마천루, 부산을 건축으로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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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조회 3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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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와 임시수도 기억들
센텀시티의 현대 건축문화까지
5개 코스로 나눠 매주 투어 실시

부산을 설명하는 방식은 늘 비슷하다. 바다, 항구, 그리고 관광이다. 바다만 보고 돌아간다면, 이 도시의 절반만 본 셈이다.

진짜 부산은 구불구불한 골목 끝에 있는 낡은 붉은 벽돌 건물부터 바닷가 유리로 된 초고층 건물까지 과거와 현대가 맞닿아 있는 그 ‘경계’에 있다.

지난해 건축투어 참가자들이 백산기념관을 둘러보고 있다. / 부산시
지난해 건축투어 참가자들이 백산기념관을 둘러보고 있다. / 부산시

전쟁의 흔적이 남은 남구, 일제강점기의 근대 건축과 임시수도의 기억이 켜켜이 쌓인 원도심, 그리고 해운대의 초고층 스카이라인까지. 서로 다른 시대가 겹쳐진 부산은 하나의 건축 박물관에 가깝다.

이 도시의 건축을 ‘걸으며 읽는’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부산시가 연말까지 운영하는 ‘뚜벅뚜벅 부산건축투어’는 단순한 해설 프로그램이 아니라, 도시를 이루는 시간의 층위를 따라가는 건축 여행이다. 관광객뿐 아니라 부산 시민에게도 익숙한 도시를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지난해 건축투어 참가자들이 산복도로 168전망대에서 잠시 포즈를 취했다. /부산시
지난해 건축투어 참가자들이 산복도로 168전망대에서 잠시 포즈를 취했다. /부산시

건축투어는 부산의 시간을 다섯 개의 결로 나눠 보여준다. 남구 ‘유엔·문화건축 코스’는 전쟁의 기억에서 출발한다. 유엔기념공원과 평화기념관, 문화시설들이 이어지며 부산이 세계사와 맞닿아 있던 시간을 드러낸다. 중구 ‘원도심건축 코스’는 임시수도 시절의 흔적을 따라간다. 기능을 위해 지어진 건물들이 시간이 흐르며 역사로 남은 공간들이다. 동래 전통건축 코스는 조선시대로 시간을 더 거슬러 올린다. 동헌과 향교 등에서 도시의 오래된 뿌리를 확인할 수 있다. 해운대 센텀시티 일대는 현재의 부산을 상징한다. 미술관과 전시장, 상업시설이 결합된 현대 건축은 도시가 어디로 확장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산복도로. 이 코스는 부산의 시간을 가장 입체적으로 드러낸다. 근대 건물과 도시재생 공간, 생활의 흔적이 겹겹이 쌓여 있다. 168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단순한 경치가 아니라, 해방 이후 이어진 삶의 기록에 가깝다.

이 투어의 핵심은 ‘사람’이다. 각 코스에는 건축문화해설사가 동행해 건물이 왜 그 자리에, 어떤 형태로 서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동래의 관아 건물에서 조선시대 행정의 구조를 읽고, 센텀시티의 곡선 건축에서 현대 도시의 방향을 이해하게 된다. 무심코 지나치던 건물들이 맥락을 갖는 순간, 도시는 하나의 텍스트로 변한다.

투어는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일요일 오전 10시에 시작된다. 부산은 최근 세계디자인수도 선정으로 도시 디자인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이번 건축투어는 그 흐름을 시민 참여형 콘텐츠로 확장한 시도다. 건축은 도시의 가장 오래 남는 기록이고, 부산은 그 기록이 유난히 두텁게 쌓인 도시다. 이제 그 기록을 보존하는 데서 나아가, 걷고 읽는 경험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부산을 즐기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 보는 도시에서, 걷고 읽는 도시로.


출처 : 여행신문(https://www.traveltimes.co.kr/news/articleLis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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