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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힘차게 질주하되 균형을 잃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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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주 편집국장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발표한 2025년 1~11월 관광통계를 보고 가슴이 살짝 벅차올랐다. 11월까지의 월평균 실적을 12월에 단순 대입해 추산하면, 2025년 연간 방한 외래객 수는 1,900만명, 내국인 출국자 수는 2,924만명에 달한다.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모두 사상 최고 기록이다. 우리나라 여행산업이 ‘사실상’ 인-아웃 5,000만명 시대를 열었다고도 볼 수 있다. 사실 ‘사실상 5,000만명 시대’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에도 같은 기대를 품었었다. 당시 ‘사실상’이라는 표현에는 곧 5,000만명을 돌파하고 안정적으로 성장하리라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가 모든 것을 멈춰 세웠다. 그렇기에 2019년의 기록을 뛰어넘어 2025년에 다시 일궈낸 5,000만명의 의미는 각별하다. 단순한 양적 회복이 아니라, 좌절을 딛고 일어선 재도약의 증표이기 때문이다.

물론 숫자에만 집착해서는 안 된다는 시각도 많다. 질적 성장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타당한 지적이다. 하지만 양적 기반 없이 질적 도약은 불가능하다. 5,000만명이라는 규모는 한국 관광산업이 국제무대에서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신감의 원천이자, 본격적인 질적 성장의 출발선이다. 연간 인바운드 규모만 1억명이 넘는 프랑스와 같은 ‘관광 대국’들과 비교하면 초라해 보일 수 있지만, 우리보다 앞선 시장으로 평가받는 일본도 5,000만명대(2025년 아웃바운드 1,465만명, 인바운드 4,264만명 추산) 수준인 점을 보면, 뿌듯한 성적임에 틀림없다. 이를 바탕으로 국제 항공 노선과 크루즈 기항은 더 확대될 것이며, 해외 관광청과 여행기업의 국내 진출은 늘고 우리 관광산업의 해외 시장 공략도 한층 강화될 것이다.

이 시점에서 2026년의 화두는 명확하다. 바로 ‘균형’이다. 이제 여러 부문에서 균형을 잡아야 할 때다. 양적 성장에 걸맞은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겠고, 인-아웃-국내여행 세 축의 조화로운 성장도 도모해야겠다. 관광수지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고 해서 아웃바운드를 억제할 게 아니라 인바운드 확대에서 그 답을 찾아야겠다. 그게 국민의 여행 자유를 제약하지 않으면서도 관광수지를 개선할 수 있는 정공법이다. 국내여행 활성화는 또 다른 차원의 균형 잡기다. 지역소멸 위기가 심각한 지금, 관광은 가장 현실적인 돌파구다. 지역 인구 감소에 따른 부작용은 내외국인 관광객이 얼마든지 보완할 수 있다. 대도시의 오버투어리즘을 지방으로 분산시키면 수도권 과밀도 완화하고 지역도 살릴 수 있다.

여행기업 생태계의 균형도 중요하다. “여행객은 늘었는데 왜 여행사는 먹고 살기 더 힘들어졌느냐”는 토로가 나오지 않도록 양적 성장의 수혜가 고르게 퍼지도록 배려해야 한다. 전통 여행사와 신생 여행사, 국내 여행기업과 해외 여행기업, 오프라인과 온라인… 그 대척의 존재가 배척의 관계가 되지 않도록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혁신은 장려하되 불공정은 바로잡는 것, 그것이 정책의 역할이다. 같은 규제를 적용하고 성장 기회를 골고루 제공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관광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길이다.

탄탄한 관광 재원은 올바른 균형 잡기의 토대다. 전 정부가 출국납부금을 1만원에서 7,000원으로 인하한 것은 실책이었다. 국민은 혜택을 체감하지 못한 채 관광예산 재원만 줄였다. 출국납부금은 원래 수준 또는 그 이상으로 높여도 무리가 없겠고, 내외국인 관광객 대상의 새로운 관광 재원을 추가로 마련해도 좋겠다. 5,000만명 관광 시장을 연 자신감이라면 주저할 일이 아니다. 관광 재원을 확충하고 이를 관광산업 육성에 적극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결실로 맺어질 것이니 말이다.

2026년 병오년, ‘붉은 말’의 해다. 말은 빠르고 힘차게 달리지만, 균형을 잃으면 쓰러진다. 시련을 딛고 다시 달리기 시작한 우리 여행산업은 이제 속도만이 아니라 균형과 지속가능성을 추구해야 할 때다. 소외된 곳 없이 모두가 성장의 혜택을 누리는, 진정한 의미의 5,000만명 시대를 열 때다. 새해에도 여행신문은 관광산업의 든든한 동반자로 함께하겠다. 힘차게 질주하되 균형을 잃지 않는 2026년을 기대한다.

 


출처 : 여행신문(https://www.traveltimes.co.kr/news/articleLis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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