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특별 인터뷰] 부산관광공사 이정실 사장|“외국인 관광객 300만은 출발선…부산관광, 구조를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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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관광, 회복을 넘어 구조적 성장으로 전환
지난해 해외 마케팅 및 체류형관광 성과 거둬
이 사장, “재미있는 콘텐츠 발굴에 힘쓰겠다”

부산 관광이 ‘회복 국면’을 지나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2025년 부산을 찾은 외래 관광객은 사상 처음으로 연간 300만 명을 넘어섰다. 코로나 이전 최고치였던 2016년 기록(297만 명)을 뛰어넘는 기록이자, 특정 국가에 의존하지 않는 구조적 전환을 동반한 첫 성과다. 최근 부산은 글로벌 미디어와 플랫폼에서도 주목받는다. 뉴욕타임즈와 내셔널지오그래픽, 트립어드바이저 등 주요 매체와 플랫폼이 부산을 ‘가고 싶은 도시’로 잇따라 선정하며 도시 브랜드 가치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 부산관광공사 이정실 사장은 향후 ‘부산만의 온리 원(Only One) 콘텐츠’와 초광역 관광 전략을 축으로 외래관광객 500만 명 시대를 준비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지난해 외래관광객 300만 명 돌파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가장 중요한 건 단순한 수치 증가가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이다. 관광 수요가 특정 시기나 특정 국가에 의존하지 않고 연중 고르게 분산되고 있다. 부산의 전국 외래관광객 점유율도 19%를 넘기며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해외 마케팅에 변화를 준 게 주효했다고 들었는데.
해외 마케팅 방식을 이전과 다르게 했다. 중화권·일본·동남아·구미주 4대 권역으로 나눠 각 지역의 취향과 소비 패턴을 분석하고 이에 맞는 차별화 전략을 추진했다. 예를 들어 대만에는 미식을, 일본은 2030여성들을 타깃으로, 동남아에는 K-팝을 집중 홍보했다. 덕분에 특정 국가에 편중되지 않은 균형 잡힌 유입 구조가 만들어졌다. 대만·중국·일본·미주·유럽이 각각 15% 안팎으로 분산돼 있다. 외부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관광 구조로 전환됐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변화다.

-체류형 관광 성과도 눈에 띈다.
야간관광 브랜드 ‘별바다부산’, 미식 콘텐츠, 비짓부산패스 등 체험형 콘텐츠를 꾸준히 확대한 결과다. 외국인 관광객 평균 체류 기간은 4.4일에서 6.2일로 늘었고, 1인당 소비액도 261달러 증가했다. 관광이 ‘보고 지나가는 소비’에서 ‘머무르며 경험하는 소비’로 바뀌고 있다.
-미식 관광의 효과도 상당하다. 대만 관광객에게 돼지국밥이 인기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미쉐린 가이드 부산 편 발간 이후 부산 미식 관련 온라인 게시물은 약 3.5배 증가했다. 파인다이닝뿐 아니라 로컬푸드, 스트리트푸드를 단계적으로 홍보하면서 미식 자체가 하나의 관광 목적이 되고 있다. 음식은 가장 강력한 체험형 콘텐츠다.
미쉐린 가이드는 누가 해달라고 해서 발간되는 책이 아니다. 해당 도시가 미식 생태계를 갖추고 있는지, 일정 기간 지속 가능성이 있는지를 먼저 평가한다. 부산관광공사가 먼저 미쉐린 측에 제안했고, 단순한 홍보가 아니라 ‘부산이 미식 도시로 성숙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검증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미쉐린 가이드북 발간이 성사됐고, 다른 지자체에서도 벤치마킹 문의가 올 정도로 의미 있는 사례가 됐다.
-중국 단체관광 무비자 정책으로 관광객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기대만큼 단순하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관광시장은 이미 단체보다는 개별자유여행(FIT)이 중심이다. 무비자 정책은 상징적 의미는 있지만, 그것만으로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구조는 아니다. 오히려 크루즈 관광이나 체류형 콘텐츠 같은 구조적 요인이 더 중요하다.
중국 크루즈의 경우, 약 90%가 상하이에서 출발한다. 상하이에서 일본으로 가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제주와 부산이 가장 현실적인 기항지가 된다. 이미 새해 부산 입항을 신청한 중국 크루즈선이 180항차 정도 있고, 선석 확보를 위한 신청도 거의 만석에 가깝다. 크루즈 관광은 중국 시장에서 부산 방문을 확대할 수 있는 현실적인 통로 중 하나다.
-‘부산만의 온리 원 콘텐츠’를 강조했는데, 체감할 수 있는 사례는?
해양을 기반으로 한 체험형 콘텐츠다. 단순히 바다를 보는 관광이 아니라 어촌 체험, 어묵 만들기, 해양 액티비티 등 ‘부산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영화 촬영지를 연계한 시네마 투어도 반응이 좋았다. 문화·예술 인프라와 관광의 결합도 눈여겨볼 사안이다. 관광 선진 도시들은 예술과 문화를 기반으로 한다. 부산콘서트홀과 연계한 공연 관광 상품이 조기 완판된 것은 문화관광의 잠재력을 보여준 사례다. 앞으로 오페라하우스, 낙동아트센터 등과 연계한 고부가가치 상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부울경 초광역 관광 전략의 필요성도 강조했는데.
관광객에게 행정 경계는 의미가 없다. 부산은 해양과 근대도시의 정체성을, 경남·울산은 역사·자연 자원을 갖고 있다. 경쟁이 아니라 보완의 관점에서 하나의 권역으로 묶어야 체류 기간을 늘릴 수 있다. 경남 울산뿐만 아니라 1시간 거리의 경주도 훌륭한 보완재가 될 수 있다. 일본의 오사카와 나라가 좋은 사례라고 본다.
-고부가가치 관광으로 골프관광의 잠재력도 자주 거론된다. 부산의 골프관광은 어떻게 보는가.
골프관광은 분명 고부가가치 관광이다. 골프, 마이스(MICE), 럭셔리 여행은 관광객 1인당 지출액이 확연히 다른 분야다. 부산 관광이 300만 명을 넘어설 수 있었던 것도 미식·야간·웰니스 같은 여러 축이 모여 만들어진 결과인데, 골프관광 역시 앞으로 하나의 축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수용 여력이다. 부산과 인근 골프장들은 내국인 수요만으로도 대부분 풀부킹 상태다. 해외 관광객을 위한 안정적인 티타임 확보가 쉽지 않다. 대만 등 해외 주요 시장의 대형 여행사들이 부산 골프 상품을 문의한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부킹이 되지 않아 상품화로 이어지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수요는 있는데 공급 구조가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대안으로 주중이나 비수기, 외곽 지역을 활용한 제한적 상품부터 단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다만 현재 구조에서는 대규모 골프관광을 무리하게 추진하기보다, 여러 포트폴리오 중 하나로 신중하게 키워야 한다고 본다.
-일부 지역에서는 오버투어리즘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감천문화마을 같은 경우는 주민들의 불만이 있다. 이를 해소하려면 관광의 혜택이 지역 주민에게 돌아가야 한다. 그래야 지속 가능하다. 주민이 의사 결정에 참여하고, 관광 수익이 지역으로 환원되는 구조가 필요하다. 더불어 감천문화마을에서 비석마을로, 피난수도로 이들을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하자는 거다. ‘점’이 아니라 ‘선과 면’으로 확장해 수요를 분산해야 한다.
-부산 관광이 안고 있는 가장 큰 과제는?
접근성이다. 외국인 관광객의 절반 가까이가 다른 지역을 거쳐 부산에 들어온다. 직항 노선 부족은 관광과 마이스 유치의 한계다. 가덕신공항 건설과 함께 김해공항 노선 확장 등 현실적인 대응도 병행돼야 한다.
-남은 임기 동안 꼭 완성하고 싶은 과제가 있다면.
독특하고 재미있는 관광 콘텐츠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관광은 이동 수단이나 시설을 제공하는 데서 끝나서는 안된다. 그 자체가 하나의 체험이 돼야 한다. 예를 들어 시티투어버스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그 안에서 특별한 경험이 이뤄지는 공간이 돼야 한다. 호러 나이트 시티투어버스, 연극형 투어, DJ가 함께하는 체험형 버스 같은 시도도 그런 맥락에서 추진해 왔다. 관광객이 ‘부산에 오면 이런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기억하게 만드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5년 후 부산관광의 키워드는 무엇이 될 거라고 보는가.
부산이 홍콩이나 싱가포르처럼 되길 기대한다. 홍콩이라는 이름 자체가 브랜드이고 콘텐츠이듯, 부산도 글로벌로 이런 지위를 갖게 되는 걸 꿈꾼다. 관광객이 ‘부산에 간다’가 아니라 ‘부산을 경험한다’고 말하는 도시가 되는 것이 목표다.
출처 : 여행신문(https://www.traveltimes.co.kr/news/articleLis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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