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북도호쿠는 온천 밖에서도 뜨겁다, 일본 아오모리·아키타·이와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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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에 축제의 북소리를 더하다
온천에 몸을 담그고 천천히 쉬는 풍경을 기대하며 북도호쿠로 향했다. 기대했던 느긋함에 네푸타의 북소리가 더해지자 여행은 한결 흥겨워졌다. 사람보다 몇 배나 큰 네푸타 앞에서 북채를 잡고, ‘랏세라, 랏세라!’ 구호에 따라 어깨를 들썩였다. 조용할 줄 알았던 여행이 제법 흥겨워진 순간이다.

■한 해를 들여 만드는 여름 축제
쓰가루 네푸타무라
전시관에 들어서자 고개를 한껏 젖혀야 끝이 보이는 네푸타가 눈앞에 나타났다. 높이 10m, 폭 8m. 부채꼴 형태로 만든 거대한 네푸타에 그림이 펼쳐져 있다. 시내를 행진하기에는 너무 커 전시관에 머무는 작품이지만, 거리로 나가는 네푸타 역시 여러 사람이 붙어 움직여야 할 만큼 크다. 히로사키 네푸타는 부채꼴 형태가 주를 이루며, 정면의 ‘가가미에’에는 주로 무사의 용맹한 모습을, 뒷면의 ‘미오쿠리에’에는 대체로 여인을 그린다.

네푸타 크기에 놀라고, 매년 축제 때마다 네푸타를 새로 만든다는 이야기에 또 한 번 놀랐다. 그림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전체를 다시 제작하는데, 사람 모양처럼 입체적인 네푸타는 형태부터 만들어야 해 부채꼴 네푸타보다 손이 더 간다. 축제가 끝나자마자 다음 해 것을 준비한다는 말은 괜한 과장이 아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그림 사이로 촛농을 입힌 선과 무늬가 보인다. 먹으로 윤곽을 그린 뒤 밝게 남길 부분에 녹인 촛농을 바르고, 그 위에 염료로 색을 입힌다. 촛농이 염료를 튕겨 색의 경계를 살려주고, 안쪽에 불을 밝히면 그 부분으로 빛이 통과한다. 얇은 종이를 보강하는 역할도 한다. 이렇게 완성한 네푸타가 거리를 행진하는 히로사키 네푸타 축제는 매년 8월 1일부터 7일까지 열린다.
■규모에 놀라는
후지타 기념정원
후지타 기념정원의 양관에는 다이쇼로망 카페가 있다. 정원을 걷기 전 이곳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일행 일곱 명이 고른 메뉴가 모두 같았다. 모두 히로사키산 사과가 들어간 소고기 카레를 주문한 것이다. 히로사키에 왔으니 다들 사과가 궁금했던 모양이다. 평소 매콤한 카레를 즐겨 찾는 내 입에도 달콤한 사과와 부드러운 고기가 제법 잘 맞았다. 카레는 매콤해야 한다는 고집이 무색해졌을 만큼.


창밖으로 바라보던 정원에 직접 들어섰다 면적이 약 2만1,800㎡에 이른다. 높이 약 13m의 경사면을 따라 위쪽과 아래쪽으로 나뉜다. 양관이 있는 위쪽은 멀리 이와키산을 풍경 속으로 끌어들여 바라보는 차경식 정원, 아래쪽은 연못을 중심으로 길을 따라 걸으며 감상하는 회유식 정원으로 꾸몄다. 경사면을 따라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연못 곁으로 산책길이 이어진다. 폭포를 지나 다리를 건넌 뒤 돌아보니, 조금 전 지나온 연못도 다른 모습으로 보였다.
■자리를 비운 천수각
히로사키성
히로사키성 천수각은 본래 자리에서 떨어진 성 안쪽에 건물째 서 있다. 천수각 아래 성벽의 일부가 바깥쪽으로 부풀어 무너질 우려가 생기자, 보수를 위해 2015년 건물을 통째로 약 78m 옮긴 것이다. 성벽의 돌을 해체해 다시 쌓는 공사는 2024년 12월 끝났고, 이제 천수각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중이다.

천수각 지붕에도 눈이 많고 추운 히로사키의 사정이 담겨 있다. 기와가 얼어 깨지고 빗물이 새는 문제를 겪은 뒤, 나무로 기와 모양을 만들고 그 위에 동판을 씌운 ‘동와’를 사용했다. 올해 8월에는 시민들이 줄을 잡고 천수각을 끄는 행사도 열렸다. 24일부터 28일까지 참가자 2,826명이 약 400톤의 건물을 실제로 3.64m 움직였다고 한다. 천수각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작업은 7월 시작됐으며, 히로사키시는 11월 중순께 원래 천수대에 다시 올려놓을 계획이다.
■800년 온천 마을에서 보내는 하룻밤
류몬테이 치바 료칸
아키타현 가즈노시의 오유온천은 약 800년의 역사를 지닌 온천 마을이다. 이곳의 류몬테이 치바 료칸는 옛 난부번 무사가 1869년 여행자 숙소를 연 데서 시작됐다. 료칸 안쪽으로 들어서면 객실과 노천탕에 둘러싸인 정원이 먼저 눈길을 끈다.


본관과 동관에는 다다미 객실과 모던 화실이 마련돼 있으며, 일부 객실에서는 정원을 바라볼 수 있다. 방에 머물며 정원을 감상한 뒤에는 노천탕에서도 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욕장은 돌로 꾸민 곳과 편백나무로 꾸민 곳, 두 곳이다. 각각 실내탕과 노천탕을 갖췄으며 밤 11시 전후로 남녀 욕장이 바뀌어 저녁과 이튿날 아침에 입욕하면 두 곳을 모두 즐길 수 있다. 노천탕에는 원천수를 계속 흘려보낸다. 온천수는 무색투명한 나트륨-염화물천이다. 몸을 담근 채 정원을 바라보고 있으면 서둘러 물 밖으로 나오고 싶지 않다.
■일곱 가지 온천욕
고쇼가케온천
욕장 안에는 일곱 가지 방식의 온천욕이 모여 있다. 가장 낯선 것은 나무 상자 밖으로 목만 내놓고 증기를 쐬는 ‘하코무시’다. 상자 안으로 올라오는 천연 증기로 몸을 데우는 방식이라 물에 들어가지 않고도 땀이 난다.

처음부터 모든 탕을 서둘러 돌 필요는 없다. 현장에서 추천받은 순서는 넓은 신경통탕에서 몸을 덥힌 뒤 하코무시를 경험하고, 이어 기포가 솟는 화산탕이나 온도가 비교적 낮은 진흙탕으로 옮겨가는 방식이었다. 위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를 맞는 낙수탕을 거쳐 노천탕에도 들어갈 수 있다. 노천탕은 아담해 빈자리가 나야 차례가 돌아온다. 욕장 밖 자연 탐방로에는 땅에서 증기가 솟는 풍경이 이어져 온천을 만들어낸 산의 모습을 가까이 볼 수 있다. 당일 입욕료는 성인 800엔, 어린이 400엔이다. 2026년 가을 운영시간은 화요일에 당일 입욕을 쉬며, 마지막 입장 시간은 오후 2시다.
■눈 없는 스키장에서 보내는 하루
앗피리조트
객실 창밖의 스키 슬로프는 초록이었다. 겨울이면 눈 위를 내려오는 사람들로 채워질 곳이 9월에는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목장에서 난 우유를 맛보고, 하루 끝에는 숲을 향한 노천탕에 몸을 담글 수 있는 계절이다.

‘시라카바노유’의 노천탕에는 넓은 욕조뿐 아니라 바위탕(이와부로), 누워서 즐기는 탕(네유), 한 사람씩 들어가는 항아리탕(쓰보부로)이 있다. 몸을 눕혀 탕에 들어가면 낮아진 눈높이에서 주변 숲을 바라보게 된다. 당일 입욕료는 중학생 이상 1,200엔이고, 운영 시간은 오후 1시부터 10시까지다.
목장의 우유도 고원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앗피고원목장에서 짠 우유와 목장산 요거트를 리조트 조식에서 맛볼 수 있고, 목장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도 있다. 아이스크림은 입에 남는 고소한 맛이 특히 진하다.
■숯불로 맛보는 항구도시
핫쇼쿠센터
길게 이어진 통로 양옆으로 생선과 조개, 채소, 고기, 과자와 술을 파는 점포들이 늘어서 있다. 항구 도시 하치노헤의 먹거리가 모인 핫쇼쿠센터는 길이 약 170m에 약 70개 점포가 들어선 시장이다. 진열대를 둘러보고 먹고 싶은 것을 고르는 데에도 시간이 꽤 걸린다.

먹고 싶은 재료를 샀다면 시장 안의 ‘시치린무라’로 가져가면 된다. 이곳에서는 센터 점포에서 구매한 재료를 숯불 화로에 직접 구워 먹는다. 재료를 살 때 시치린무라에서 먹겠다고 말하면 굽기 좋게 준비해 주고, 자리에서는 집게와 조미료를 이용할 수 있다. 밥과 센베이지루, 음료는 별도로 주문할 수 있다.
이용 시간은 2시간, 요금은 성인 500엔과 초등학생 200엔이다. 대여 접수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수요일에는 쉰다. 여러 점포를 돌아본 뒤 작은 화로 앞에 앉아 각자 고른 재료가 익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이 시장의 즐거움이다.
■매일 밤 즐기는 네부타 축제
아오모리야 by 호시노 리조트
사과는 접시 밖에도 있다. 사과 아치로 꾸민 객실이 있는가 하면, 광장에는 사과나무에 달린 수도꼭지에서 사과주스가 나온다. 오전 8시부터 낮 12시, 오후 3시부터 8시까지 운영하는 동안 원하는 만큼 따라 마실 수 있다. 9월부터 11월까지는 경매장의 매수인이 되어보는 사과 경매 체험도 열린다.

밤이 되면 북소리와 함께 다른 분위기가 펼쳐진다. ‘미치노쿠 마쓰리야’는 아오모리의 축제를 무대에서 선보이는 공연이다. 실제 아오모리 네부타 축제는 매년 8월 2일부터 7일까지 열리지만, 숙박객은 이 공연을 연중 매일 밤 9시에 볼 수 있다. 공연 시간은 약 1시간이며 예약이 필요하다. 성인 요금은 좌석에 따라 1,500엔 또는 1,800엔이다.
“랏세라, 랏세라!” 구호에 북소리가 겹치자 객석까지 들썩인다. 축제 기간이 아니어도 아오모리의 밤은 후끈하다.
글·사진=김주현 인턴기자 jhkim@traveltimes.com
취재협조=일본정부관광국(JNTO)
출처 : 여행신문(https://www.traveltimes.co.kr/news/articleLis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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