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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헌의 관광 시론] 국부 창출하는 ‘행복 수출 산업’으로 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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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헌 교수 / 영산대 관광컨벤션학과
                                                 김기헌 교수 / 영산대 관광컨벤션학과

AI와 로봇 기술이 지배하는 4차 산업혁명의 정점에서 역설적으로 인간의 여유는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가처분소득의 증대와 노동시간의 단축은 인류에게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낼 것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 지점에서 관광은 단순한 서비스업을 넘어, 인간의 존엄과 행복을 실현하는 필수재이자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가장 인간적인 환대(Hospitality)산업으로 그 가치가 더욱 빛난다. 그러나 우리 관광산업의 현주소는 화려한 수식어와 동떨어져 있다. 2025년 외래 관광객은 1,893만 명으로 2019년(1,750만 명) 수준을 넘어섰지만, 내실은 오히려 나빠졌다. 방한객 1인당 소비액은 2018년 1,342달러에서 2025년 1,155달러로 하락했고, 관광수지 적자는 2019년 85억7,000만 달러에서 2025년 107억3,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양적 성장의 딜레마에 빠진 사이, 관광의 질적 경쟁력은 후퇴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사람이다. 관광산업은 저임금, 교대근무, 미흡한 복지로 인해 젊은 층으로부터 외면받는 기피 직종이 됐다. 대학 관광학과 진학률은 급격히 하락했고, 현장은 심각한 인력난에 처해 있다. 정부가 관광객 3,000만 명 시대와 지방 소멸 방지를 외치며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산업을 지탱할 현장 인프라와 제도는 제자리걸음이다. 특히 MICE 분야의 위기는 뼈아프다. 글로벌 경쟁은 치열해지는데 정부의 정책적 지원은 줄고 있으며, 코로나 이후 하이브리드형 회의가 대세가 되면서 국제회의 유치 경쟁력은 약화되고 있다. 여기에 고환율·고물가 속에서도 2,955만 명의 내국인이 해외로 나가 326억8,000만 달러를 지출하는 동안, 국내 지역경제는 돈줄이 마르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관광을 단순한 서비스업이 아닌, 반도체나 자동차와 같은 전략적 수출 산업으로 격상시키는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정부의 정책적 결단과 입법 지원이다. 관광을 단순한 내수 진작용이 아닌 외화 획득의 핵심 보루로 인식해야 한다. 특히 부족한 인력수급을 위해 외국인 유학생들의 취업 비자(E-7 등) 요건을 보다 완화하고, 관광 현장에 최적화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제도화해야 한다. 또한, 아웃바운드 중심의 여행사들이 인바운드(방한관광)를 동시에 수행하는 투웨이 투어리즘(Two-way Tourism)으로 체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금융 및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입법 보완이 시급하다. 둘째, 기업의 내부고객 만족(ES) 강화이다. 관광산업의 품질은 직원의 미소에서 나온다. 열악한 근무환경을 기술(AI/Robot) 도입을 통해 효율화하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임금 보전과 복지 향상으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내부고객인 직원이 행복해야 방문객에게 진정한 환대를 제공할 수 있다. 셋째, MICE 산업의 재도약이다. 줄어든 정부 지원을 민간 투자와 결합한 펀드 조성으로 대체하고, 중대형 국제회의 유치를 위한 맞춤형 제도를 강화시켜야 한다. 또한 IT강국으로서 한국형 하이브리드 MICE 모델을 강화해 적극적인 회의 유치로 글로벌 시장에서 파이를 다시 키워야 한다. 넷째, 대학과 업계의 산학협력 고도화이다. 대학은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DX(디지털 전환) 능력을 갖춘 융합인재를 양성하고, 정부는 이들이 지역 관광자산과 결합하여 창업하거나 취업할 수 있는 지역 정주형 관광일자리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관광은 대통령의 언급처럼 국가의 균형 발전과 외화획득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이제는 숫자에 매몰된 양적성장을 버리고, 고부가가치 관광으로의 체질 개선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정부, 지자체, 업계, 그리고 대학이 머리를 맞대고 관광산업의 토양을 비옥하게 다질 때, 관광은 비로소 미래 일자리가 사라지는 시대에 가장 오래 살아남아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부를 책임질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다. 우리에겐 세계인이 열광하는 K-컬처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다. 이제는 그 열기를 현장의 생산성과 수익으로 연결할 정교한 관광 경제 정책을 가동할 때이다.

 


출처 : 여행신문(https://www.traveltimes.co.kr/news/articleLis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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